Saturday, December 13, 2014

밥그릇을 위하여

밥그릇을 위하여

나, 밥그릇
밥보다 많은 눈물이 찰랑거렸다

식솔과 먹고 사는 일
짧은 개미다리로 바삐 뛰다가
땡볕에선 목마른 매미울음을 쏟았다
가끔 밖에서 받는 따뜻한 밥상머리에서는
순한 가시, 두 아들 목구멍에 딱 걸렸다
아직도 밥은 나의 천적이다

- 김현숙, '밥그릇을 위하여' 중에서-

전적으로 밥을 위하여 뛰는 것은 아니지만 결국 산다는 것이 밥을 위한 길이 되기도 합니다.

종종걸음으로 뛰다가 받은 밥상. 가족이 목에 걸리기도 합니다. 오늘 마주한 따뜻한 밥 한 그릇, 나를 위하여 꼭꼭 씹어 넘기십시오.


사색의향기님(culppy@culppy.org)께서 보내주신 글입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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